


공 생 존 : 共 生 存
23 - 30 DECEMBER 2025
2025년 12월 23일부터 양아라의 개인전 《공 생 존: 共 生 存》 이 미앤 갤러리와 프로젝트 스페이스 큐에서 이원으로 개최된다. 본 전시는 각자도생의 논리가 지배하는 동시대 사회에서 심화되는 단절과 고립의 양상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예술이 수행할 수 있는 돌봄의 윤리와 공존의 미학을 탐구한다. 양아라는 기후 위기 시대에 기술과 자연, 인간과 비인간을 더 이상 이분법적 범주로 사고할 수 없다는 인식에 주목하며, 관계적 실천으로서의 에술이 공존의 생태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는지를 질문한다.
《공 생 존: 共 生 存》은 예술 콜렉티브, 옴니-프레젠트(OMNI-PRESENT)가 주최하여 진행된다. 이들은 '생태적 공존'을 핵심 개념으로 삼아, 창작과 기획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실험적 실천을 전개하고자 한다. 옴니-프레젠트는 공생을 끊임없이 조율되어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역동적 관계로 이해하며, 이러한 관계성이 작동하는 유동적 환경 시스템에 주목한다. 이들에게 공존이란 안정된 상태나 일률화된 질서가 아니라, 변화하는 조건 속에서 지속적으로 조정되고 재구성되는 생존의 과정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인식 아래, 《공 생 존: 共 生 存》은 공존을 하나의 결과가 아닌 지속적인 과정으로 사유하도록 제안하며, 이를 '공생 시스템으로서의 전시'라는 형식으로 구현한다. 두 개의 상이한 장소에 구축된 전시는 고정된 중심을 갖지 않고 분산된 구조를 이루는데, 관람자는 서로 다른 공간을 오가며 공존의 조건이 어떻게 생성되고 감각화되는지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불안정성과 이동성을 전제로 하는 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형성되는 공생 구조를 전시적 경험으로 드러내는 시도이다.
전시는 '유동적 공존'과 '공생적 얽힘'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생존 시스템을 구성한다. 프로젝트 스페이스 큐에서는 '유동적 공존'이 전면에 제시된다. 공간에 들어서면 빛, 바람, 물과 같은 자연의 기본 요소를 조절하는 육각형 인큐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는 생명이 유지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구성하는 장치이자 다양한 생태적 상태의 순환을 가시화하는 구조물로 기능한다. 이 인큐베이터는 단순한 자연 현상의 재현이 아니라, 불안정한 환경 조건 속에서도 잠정적으로 지속되는 공존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공간마다 유연하게 배치된 구조물은 고정된 서식지 대신 이동과 변형을 전제로 한 생존의 방식을 암시한다. 이와 함께 설치된 아크릴 모판대에는 샐러리와 비트 등의 어린 모종이 식재되어 있으며, 뿌리가 마르지 않도록 지속적인 돌봄의 과정에 놓인다. 생존과 성장에 필수적인 물은 하부의 수조와 연결되는데, 이 수조에는 부레옥잠이 서식하며 물은 서식지이자 영양 교환의 매개로 작동한다. 수생식물이 담긴 수조와 연결된 초록빛의 호수는 생태가 단일한 개체의 생존이 아니라 상호 의존적 관계망 속에서 유지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양아라는 빛, 바람, 물이 형성하는 흐름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포착하기보다, '살아있음'을 인식하게 하는 지속적 과정으로 제시한다. 미앤 갤러리에서는 '공생적 얽힘'이 보다 밀도 있게 전개된다. 공간 양쪽에 배치된 해면에는 각각 수초와 비트가 식재되어 있으며, 이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동일한 환경 안에서 영향을 주고받으며 조율되는 생태 시스템을 시각화한다. 여기서 드러나는 공존은 특정한 기능이나 효율을 위한 결합도, 완벽한 인공 생태의 재현도 아니다. 오히려 각각의 요소는 불균형한 상태로 공존하며, 상호 간섭과 돌봄, 영향의 교차 속에서 관계를 형성한다. 이러한 공생적 얽힘은 완전한 합일이나 공통의 목적을 전제로 하지 않고, 각자의 조건과 한계를 지닌 존재들이 '함께 살아내기 위한 구조'를 형성해 가는 과정으로 제시된다.
《공 생 존: 共 生 存》은 두 장소를 가로지르는 분산적 전시 경험을 통해, 공존이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재구성되는 과정임을 강조한다. 본 전시는 관람자에게 단일한 해석이나 메시지를 제시하기보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발생하는 감각적 경험과 사유의 단서를 스스로 연결하도록 요청한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생태적 공존이 지닌 다층적 의미를 능동적으로 구성하며, 동시대적 생존 조건에 대한 비판적 성찰의 장에 참여하게 된다.
작가: 양아라
기획: 양효라
주최: 옴니프레젠트